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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망, 독일에 살다/독일 삶

독일에서 코로나 백신맞기(화이자) : 1차 접종 완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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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 백신 접종센터 Köln Impfzentrum 에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한 썰

지난 23일 수요일, 아침 8시에 NRW주에 약 8만개 분량의 바이온텍(비온텍:BionTech) - 화이자 백신이 보급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바로 광클을 했다는 포스팅을 올렸었다.

 

http:// https://unmoment.tistory.com/22


1차접종 예약 Impfungstermin 이 오늘이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접종센터에 방문했다. 

내가 걱정한 포인트는 해당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병원 및 유사 의료 시설에서 일하는 자'로 접종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증명서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 Yes로 대답해놓았던 점이었다. 제대로 읽지 않고 'Berufsgruppe (직업군)'라는 단어만 슥 보고 쿨하게 체크해버렸으니... 

 

일단 3, 4호선을 타고 Kölnmesse 역에서 내렸다. 14시에 접종 예약을 했는데, 초행길이라 30분 거리임에도 13시에 집을 나섰었다. 걱정이 부질없을 정도로, 트램 역에 내리자마자 눈에 아주 잘 보이게 화살표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내리면 바로 저렇게 화살표가 보인다 

 

쾰른메세 쪽으로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고, 오른쪽으로 쭉 들어가면 (차량 이용자는 왼쪽에 차량 통행로로 입장한다) 여전히 대문짝만한 화살표와 안내판들이 친절하게 안내를 도와준다. 내가 갈 때, 같은 트램에서 내린 열 명 정도가 같은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노란 Abstand 안내선을 보니, 원래는 줄이 길게 서 있는 지점인듯 하다.

위 사진에 보이는, 건물 바로 앞 입구에서부터 온라인 예약을 하고 난 뒤 뽑아가야 하는 서류들 Unterlagen 과 '사진이 붙어 있는' 신분증 Ausweis 을 확인한다.

- 장기체류자들은 비자카드를 들고가면 된다. 굳이 여권 가져갈 필요 없음.

- FFP2 마스크나 OP마스크 둘 다 착용 가능하다.

날짜를 확인하고 나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는 안내를 받는다. 


Registrierungprozess

들어가면 두 번 정도 더 검사를 하고 등록하는 부스 앞 대기소에 앉아 차례를 기다린다. 이 때까지가 제일 긴장됐다. 여기까지 와서 퇴짜 맞으면 완전 슬플 것 같은데,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 내 차례가 다가오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준비해가야 하는 서류는

- 인터넷 예약이 완료된 후 이메일로 전송되는 서류 2부와

- 접종 우선순위증명서

였다.

부스마다 줄이 있는 게 아니라, 스태프들이 온 순서대로 비는 부스로 보내는 형식이었다. 웬일로 되게 융통성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바로 사진에 보이는 20번 부스로 배정받아 서류를 제출하러 갔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신분증 체크를 하고,  내가 준비해간 서류 2부에 사인을 해 준 뒤 '비온텍 백신을 맞는데 괜찮죠?' 묻는 게 다였다. 맞겠다고 하니 서류철에 B를 크게 써주고 부스 뒤로 가서 왼쪽으로 쭉 걸어가라고 했다.

 

시키는 대로 갔더니 3층으로 올라가라는 안내를 해 준다. 또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올라갔다. 그 곳에는 칸막이 부스를 설치해서 한 칸당 접종해주는 의사 1인과 보조해주는 사람이 2인 1조로 한 칸씩을 담당하고 있었다. 14시 예약이었고, 내가 올라간 시간은 13시 40분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바로 칸 하나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초록 불이 들어온 곳이 있으면 바로 들어가면 되고, 아니면 앞의 의자에 앉아 잠시 순서를 기다리면 된다.

 


 

생각보다 하이패스

주사 맞기 직전, 급 밀려오는 긴장감

작은 부스에 들어가니 친절한 두 분의 여자 의료진들이 자리를 안내해주고 이것저것 물었다. 

"오늘 첫 번째 접종인가요?"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산부이신가요?"

"알레르기가 있나요?"

"최근 2주 내에 접종을 받은 이력이 있나요?"

"6개월 내에 코로나에 걸렸던 적이 있나요?"

"무기력한 상태인가요?"

간단한 문진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물어본 건 "오른손잡이인가요 왼손잡이인가요?" 였다. 나는 오른손잡이니까 왼팔에 맞기로 하고 팔을 걷은 채 기다리는데 그 10초 정도가 엄청 긴장됐다. 이어서 문진을 한 분 말고 다른 젊은 여자의사선생님이 와서 소독 스프레이를 뿌리고 백신 주사를 놔 줬다. 주삿바늘 들어가는 걸 보고싶진 않아서 앞만 보고 있었는데, 진짜 하나도 안 아프고 순식간에 끝났다. 예전에 맞았던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보다도 안 아팠다. 

 


증명서

접종증명서: Impfpass; 임프파스 는 따로 준비해 가야 한다

노란색 빳빳한 종이의 임프파스는 개별적으로 챙겨가야 하는 거였다. 나는 다 배부해주는 줄 알고 그냥 갔더니 저렇게 인쇄된 종이에 확인증명을 해줬다. 두 번째 접종 때 Pass를 지참하면 바꿔 준다고 해서 필요하다면 가져갈 생각이다. 내가 나오면서 '이거 굳이 파스로 바꿔야 할까요?'했더니 'Eigentlich ist es egal!' 이라는, 완전 상관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구만.

 

15분간의 부작용 대비 대기시간

주사맞는 칸막이 앞에 마련된 대기 의자에 앉아서 15분 동안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나는 맞고 나서 5분도 되지 않아 왼팔 근육통이 시작됐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근육통이었고,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났다가 훅 사그라들기를 두세번 정도 반복하다가 괜찮아졌다. 그걸 제외하고는 큰 불편함이 없어서 15분을 다 채우고, 혹시 몰라 5분정도 더 있다가 출구로 나갔다. 나가는 길에 서류를 제출하면 내가 뽑아간 2부의 서류 중에 1부를 돌려준다. 잘 챙겨서 나오도록 하자.

 


친절한 표지판

백신을 맞고 난 뒤에 힘들 수도 있는 사람들(특히 노약자들)을 위해 백신 접종센터 출구로 가는 길에는 Taxi-Gutschein 택시 쿠폰 코너가 있었다.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모양이었다. 나는 굳이 필요도 없고 받는 사람도 없길래 그냥 패스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뭔가 멍한 기분이었다. 트램을 타고 15분이면 가는 거리라서 충분히 타고 갈 만 하긴 했다. 막 엄청 아프거나 힘든 기분은 아니었는데, 맞고 1시간여가 경과하니 머리가 좀 무거워지는 느낌이 강해서 누워 있다가 밥을 챙겨먹었다. 혹시 몰라서 룸메가 사다놓은 약을 한 알 챙겨먹고 오늘은 무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쭉 쉬었다. 결국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쓰고 있긴 한데...

 

고비는 다음날이라는데

백신 접종 하고 난 이튿날이 제일 힘들다고 하는데, 내일 나는 새벽 출근이다. 허헣.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많이 아프면 크랑켄멜덴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시간 23시, 아직까지 눈에 띄는 부작용은 없고 그냥 팔 근육통과 경미한 두통(머리가 무겁게 느껴짐) 정도가 전부다. 아, 목이 조금 껄끄러운 기분이 들어서 물을 많이 마시고 있다. 

 

이제 다음 2차접종 시기는 8월 초다. 화이자는 2차접종이 더 힘들다는데 그때까지 건강한 몸 가꾸면서 지내야겠다.

 


 

지난 주에 갑자기 다래끼를 얻으면서 억지로 금주하게 된 게 1주일째인데,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또 한 1주일은 금주할 생각이다. 간이 청량해지겠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피어싱을 하러 갈 생각도 있어서 염증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또 금주를 해야 할 예정이다. 세상에, 세상에. 얼른 다 나아라 몸뚱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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